벤처기업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stock option) 비과세 한도가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되고 벤처특별법 일몰 기한이 폐지된다.
또 벤처기업 기술보증 한도가 10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확대되고 글로벌 벤처펀드가 1조원 규모로 조성된다.
정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글로벌 4대 벤처강국 도약을 위한 벤처보완대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에도 창업·벤처 지표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외신들도 국내 창업·벤처생태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등 ‘제2벤처붐’이 도래하면서 창업·벤처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4대 벤처강국’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인재와 자본’이 벤처생태계에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벤처생태계를 구성하는 벤처기업-벤처투자-회수시장 3대 분야에서 그간 추진했던 정책을 보완하는 ‘벤처보완대책’을 수립했다.
대책은 벤처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민관 협력을 통한 벤처투자 시장 확대, 인수합병(M&A) 등 회수시장 활성화의 3대 전략과 31개 세부 추진과제를 포함하고 있다.
◆ 벤처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벤처기업의 가장 강력한 인재영입 수단인 주식매수선택권 제도를 대폭 개편한다.
주식매수선택권의 부여대상 등 발행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세금납부 부담을 덜기 위해 비과세 한도를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하면서 시가 이하로 발행하는 스톡옵션에도 행사이익에 대한 과세특례 적용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벤처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오는 2027년 도래하는 벤처특별법 일몰기한 폐지를 포함한 전면개정안을 올해 안에 마련한다.
기술보증의 최고한도도 100억원에서 200억원까지 상향해 기술력 있는 유망 벤처기업의 스케일업을 지원한다.
자본력이 약한 벤처기업의 판로를 지원하는 지분투자 방식 광고지원인 한국형 엠포이(M4E) ‘광고·마케팅 벤처펀드’도 시범조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엠포이(M4E, Media for Equity)란 기업은 매체사에 지분을 제공하고 매체사는 기업에 광고 등을 제공하는 상생협력 모델이다. 스웨덴에서 최초 도입 후 독일·프랑스 등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벤처기업에 대한 해외투자 유치와 해외진출 지원도 확대한다. 올해 안에 ‘글로벌 벤처펀드’ 1조원을 추가 조성하고 ‘글로벌 기업투자설명회(IR)’ 등 해외 벤처투자자와의 교류기회를 넓힌다.
ESG가 확산되는 세계적 흐름에 맞춰 벤처업계의 ESG 경쟁력도 강화한다. 탄소가치평가에 기반한 기후대응보증 신설을 검토하고 모태펀드에 ESG 심사체계를 시범 도입해 ESG 벤처펀드 조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 민관 협력을 통한 벤처투자 시장 확대
벤처투자 분야에서는 민간이 더 적극적으로 벤처투자에 나서도록 관련제도를 개선하되 창업초기 분야는 정부가 두텁게 지원한다.
정부는 벤처투자 시장 확대를 위해 벤처펀드 민간출자자에 대해 정부보다 수익은 더 받고 손실은 덜 보도록 인센티브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신성장동력 분야 투자 활성화를 위해 벤처펀드에 산업재산권 등 현물출자를 허용하기로 했다. 대·중견기업의 벤처투자 및 벤처펀드 출자에 대한 동반성장지수 가점 기준도 개선할 방침이다.
해외 벤처자본의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식 벤처펀드’ 지배구조도 도입한다. 그 일환으로 창투사가 펀드운용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법인격 없는 벤처펀드를 법인격 있는 주식·합자회사로도 설립할 수 있도록 벤처투자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최근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창업초기 벤처투자가 늘어나도록 창업초기펀드 1조원을 조성하고 모태자펀드 운용사가 초기 창업기업에 투자시 인센티브를 상향한다.
초기 창업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창업기획자의 벤처펀드 운용 및 관리보수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를 추진하고 벤처펀드 결성 최소 요건을 20억원에서 10억원으로 하향 조정한다.
◆ 인수합병(M&A), 구주매각 등 회수수단 다변화
기업공개 위주이던 회수 수단도 인수합병, 구주매각 등으로 넓혀나가기로 했다.
최대 200억원의 기술혁신 인수합병 보증을 신설하고 인수합병 벤처펀드 규모를 기존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확대한다.
특히 인수합병 벤처펀드의 경우 20% 이내인 특정 상장기업에 대한 투자 제한을 폐지한다. 특수목적회사(SPC) 설립시 피인수기업 대주주 등의 출자를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창업투자회사·벤처펀드가 벤처기업 인수합병 시 기업결합 신고의무 면제범위 확대도 추진한다.
정부가 지난달 ‘2021년 세법개정안’ 공개 시 발표한 대로 주식교환형 벤처기업의 전략적 제휴 및 기술혁신형 인수합병에 대한 과세특례 일몰 기한이 각각 2023년, 2024년까지로 연장된다. 기술혁신형 인수합병은 세액공제 요건이 완화된다.
인수자금이 부족한 창업기업들이 주식교환형 제휴를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전략적 제휴 과세특례 대상에 ‘창업후 3년내 우수 기술기업’을 추가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벤처펀드로부터 투자받은 기업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도록 중간회수펀드도 새롭게 조성하기로 했다.
중간회수펀드는 만기임박펀드의 출자자 지분을 인수하는 ‘유한책임조합원(LP)지분유동화펀드’ 및 해당 펀드가 보유한 비우량 지분을 인수하는 ‘벤처재도약세컨더리펀드’ 2가지 형태로 조성된다.
기업공개(IPO)와 자금조달의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제도도 개선한다.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시 피합병법인이 소멸돼 사업상 불편을 초래하는 현행 절차가 개선된다. 소멸합병에 대한 과세이연 특례도 추가도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코너스톤 인베스터’ 제도 도입도 추진된다. 기관투자자가 IPO 이전에 추후 결정될 공모 가격으로 공모 주식 일부를 장기 투자하기로 확정하고 그 대가로 공모주식을 배정받는 제도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많은 선배 벤처인들의 도전과 노력이 있었던 ‘제1벤처붐’의 토양에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제2벤처붐’을 만들어내면서 오늘날 창업·벤처기업은 대한민국의 고용버팀목이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됐다”며 “중기부는 이번에 마련한 ‘글로벌 4대 벤처강국 도약을 위한 벤처보완대책’을 힘차게 추진해 벤처생태계에 인재와 자금이 몰려들어 케이(K)-벤처가 새로운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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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