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다.
LG유플러스는 지난 9일 한국전력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재생에너지 전력 중개 사업을 준비한다고 14일 밝혔다.
국내 전력시장은 전력거래소를 중심으로 입찰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발전 사업자가 거래 전날 발전 가능 용량을 입찰하고 전력거래소는 예측된 전력 수요를 바탕으로 ‘전력시장 운영규칙’에 따라 전력 가격을 결정하고 공표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지난 8월 ‘전력시장 운영규칙 개정안’을 통해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를 발표했다. 계절, 시간 등 기상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커 발전량 예측과 생산 계획 수립이 어려워 입찰 대상이 아니었던 재생에너지도 다른 전력과 동일한 방식으로 거래된다는 의미다.
재생에너지가 전력 입찰 시장에 편입됨에 따라 ‘통합발전소(Virtual Power Plant, 이하 VPP)’가 함께 주목받고 있다. VPP는 분산된 발전 설비를 가상의 공간에 모아 하나의 발전소처럼 관리하는 일종의 통합 플랫폼이다.
전력시장 입찰 거래는 생산 계획을 통한 탄력적 수요 대응과 가격원리에 의한 출력제어를 원칙으로 한다. VPP 사업자는 IT 기술을 기반으로 발전량을 예측하고 제어해 재생에너지의 불확실성을 해소한다. 재생에너지가 다른 에너지와 동일한 경쟁력을 갖추고 전력 거래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중개자인 셈이다.
VPP 사업자는 플랫폼을 통해 재생에너지의 출력을 유지?관리하고 발전사업자를 대신해 입찰에 참여한다. 발전사업자는 VPP를 통해 입찰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고, 대금을 정산받을 수 있다. 일종의 거래대행 서비스와 유사하다.
이러한 전력시장 구조 개편과 탄소중립사회 기조가 맞물리면서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VPP 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시장 조사 전문 기관 '스카이퀘스트'는 글로벌 VPP 시장 규모가 ‘30년에 169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테슬라를 비롯해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VPP 서비스에 눈독들이는 이유다.
국내에서도 이통사 및 다수 에너지 기업들이 VPP 사업을 준비 중이다. 특히 이통사의 경우 전국 단위 유무선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분산된 발전 설비를 연결해야 하는 VPP 사업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VPP 사업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래 시장으로 판단하고, 본격적으로 전력 자원을 모집한다는 방침이다. 오랜 B2B 사업을 통해 확보한 영업네트워크와 통합 관제 플랫폼 솔루션 노하우, 정산/빌링 서비스에 대한 풍부한 경험으로 VPP 사업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한국전력과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기술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국전력은 AI 기반의 태양광 발전량 예측정보를 LG유플러스에 제공하고, LG유플러스는 한국전력이 제공하는 발전량 예측정보를 활용하여 입찰 시장에 참여한다는 것이 골자다. 재생에너지의 수요와 공급을 최적의 조건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발전량 예측이 필수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21년 정확도 95% 이상의 발전량 예측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하여 발전량 예측시장 기술지원에 활용하고 있다. 양사는 △통합발전소 시장에서 파트너십 구축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기술 고도화 △발전 사업자들의 전력시장 참여 확대를 이끌어 신재생에너지 확산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전력 송호승 디지털솔루션처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재생에너지 변동성 완화에 기여하고, 성공적인 협력 사업모델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24년 예정된 ‘제주도 전력시장 제도개선 시범사업’에도 참여한다. 제주도를 테스트베드 삼아, B2B 시장에서 쌓아온 플랫폼 구축 노하우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사업 진출을 위한 레퍼런스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 권근섭 스마트팩토리사업담당은 “LG유플러스의 사업역량 및 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정확도를 제공하는 한국전력의 태양광 발전량 예측기술을 적극 활용할 예정” 이라며 “향후 통합발전소 사업을 통한 전력 신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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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