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5등급 차량, 12월부터 넉달간 수도권 운행 제한

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내년 3월말까지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수도권 운행제한 등을 포함한 제3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한다.

정부는 2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7차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제3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7차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국무조정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을 완화하고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그해 12월 1일부터 이듬해 3월 31일까지 평상시보다 강화된 미세먼지 배출 저감 및 관리 조치를 시행하는 제도다. 지난 2019년 첫 시행 이후 이번이 세번째다.

정부는 이번 계절관리제 기간 공공분야 선도감축, 부문별 감축 강화, 시민 체감 향상, 한중 협력 심화 등 4개 분야 19개 과제를 통해 2만 5800톤의 초미세먼지 생성물질을 감축할 계획이다. 이는 작년 2차 계절관리제(2만 3784톤) 때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올해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정부 대책의 누적 효과와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 개선, 기상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양호한 상황”이라며 “2016년 초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26㎍/㎥였으나 올해 1∼10월에는 평균 17㎍/㎥로 33%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세먼지는 기상 여건, 국외 유입, 국내 배출의 복합작용으로 발생하며 특히 겨울철은 대기 혼합고가 낮아지고 한반도 고기압 지속 시 미세먼지 정체·누적으로 언제든 고농도 미세먼지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이와 관련된 대응을 한층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3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통해 산업 부문에서는 전국 297개 대형 사업장의 자발적 감축 목표(2차 대비 평균 10% 추가)를 설정하고 이행실적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이행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적용한다.

또 무인기 등 첨단장비를 사용하고 약 1000여명의 민간점검단과 종합상황실 분석 등 입체적인 감시 활동을 벌여 불법 배출 의심 사업장을 관리하기로 했다.

발전 부문에서는 전력·연료 수급의 안정성을 전제로 석탄발전 가동정지 및 상한 제약을 시행한다.

겨울철인 2월까지는 8∼16기의 석탄발전소 가동을 정지한다. 3월 계획은 2월말 확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 4월 삼천포 석탄발전소 2기를 폐지한 데 이어 12월에는 호남 1, 2호기 석탄발전소를 폐지할 예정이다.  

공공기관 대상 적정 실내온도 준수 여부 실태점검을 확대하고 주요 상권 대상 에너지절약 홍보 등 전력수요 관리도 병행한다.

수송 부문에서는 전국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수도권 운행제한을 확대해 시행한다.

2차 계절관리제 때는 매연저감장치 장착신청차량 및 장착불가 차량은 운행 제한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이번 3차 때는 모두 포함된다. 다만 저감장치 장착 불가 차량 중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및 소상공인 차량은 단속에서 제외된다.

부산 등 6개 특·광역시는 운행제한 조례 마련을 추진하고 시범단속(과태료 부과 제외)을 시행할 계획이다.

항만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부산·인천·여수·광양·울산 등 5대 항만에서 시행하는 선박 저속운행프로그램 참여율을 지난해 41% 보다 확대해 60%까지 늘린다. 내항선박의 저유황연료유 사용실태에 대한 점검도 강화하기로 했다.

생활 부문에서는 농촌지역 영농폐기물과 잔재물의 불법소각을 줄일 수 있도록 영농단체와 협업해 고령자 등 취약계층의 수거를 지원하고 영농폐비닐 재활용처리시설과 공동집하장을 확충한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지하역사 등 다중이용시설 약 4000곳의 실내 공기질을 집중점검하고 고농도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지하역사 물청소 시행, 공기청정기 가동 확대 등을 실시한다.

도로청소차를 확충하고 집중관리도로(493개 구간·1972㎞)를 중심으로 청소 횟수를 확대해 도로 미세먼지를 제거할 계획이다.

또 고농도 발생시기(12∼3월) 도래 전에 어린이집, 노인요양시설 등 민감·취약계층 이용시설을 대상으로 공기청정기 정상가동 여부, 미세먼지 대응매뉴얼 이행 여부 등을 점검한다.

‘지상-차량-선박-항공-위성’을 연계하는 3차원 입체 미세먼지 측정 체계를 기반으로 미세먼지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정보도 제공한다.

아울러 ‘에어코리아 앱’을 전면 개편해 미세먼지 농도, 고농도 상황별 행동요령, 부문별 대책 추진현황, 불법 배출 신고 방법 등을 국민에게 상세히 안내한다.

정부는 한·중 협력도 보다 내실화할 방침이다.

계절관리제 시행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부터 양국이 함께 대책을 논의하고 종료 후에는 성과 평가 및 애로사항 등을 공유해 상호발전을 모색한다.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고위급 직통회선(핫라인)을 통해 양국의 조치상황을 공유하고 신속하게 대응한다. 양국간 저감정책 교류도 집중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공공 영역에서는 계절관리제 기간이 시작하기 전부터 미세먼지 감축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10월에는 지역난방공사, 자원회수시설 등 공공사업장이 배출량 감축을 시작했고 공공기관은 11월부터 5등급 차량의 운행을 제한했다.

정부는 계절관리제 기간 동안 범부처 총괄점검팀, 환경부 미세먼지 종합상황실을 설치해 이행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또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시에는 ‘초미세먼지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에 따라 위기경보 단계별 비상저감조치를 가동하는 등 국민건강 보호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경제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하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