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처벌 대상이 아닌 인적피해 교통사고의 당사자도 형사 입건했던 교통사고조사규칙을 개정, 경미한 사고는 입건하지 않고 종결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에 따라 연간 약 14만 명에 이르던 교통사고 피의자가 대폭 감소해 수사대상자의 지위에서 조기에 벗어나게 되고, 교통사고 조사업무도 경감되어 사망과 중과실 사고 등 중요사건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교통사고 처리특례법상 사망사고나 신호위반 등 중과실에 해당하지 않는 교통사고는 종합보험에 가입했거나 당사자 간 합의가 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어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그동안 처벌 가능 여부를 가리지 않고 교통사고 당사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형사 입건하여 지문을 채취하고 수사자료를 보관해 왔다.
실제로 작년에 접수된 인적피해 교통사고 20만 9000건 중 13만 9000건이 공소권 없는 사건으로 처리되어 형사입건하지 않아도 될 교통사고 피의자의 비율이 66.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가수사본부는 앞으로 형사입건 절차를 생략하는데, 다만 교통사고 조사 과정은 기존과 같이 엄격한 내부심사와 점검을 통해 사건을 관리한다.
또한 교통사고 가해자를 입건하지 않더라도 사고원인 확인을 위한 사고조사 절차를 현행처럼 진행하고, 조사 결과에 따른 통고처분도 운전자의 교통법규 준수의식을 높이기 위해 유지한다.
아울러 수사심사관의 엄격한 내부심사를 거쳐 사건을 종결하면서 시·도경찰청의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사고조사의 완결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한편 국가수사본부는 사고 당사자가 사고조사 절차 또는 결과에 불복하는 경우 시·도청에 재조사를 신청할 수 있는 권리를 폭넓게 보장하고, 재조사 결과에도 이의가 있는 때에는 각 시·도청에 구성된 민간심의위원회의 심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보험개발원·자동차보험사·공제조합 등과 전산연계 시스템을 구축해 교통사고 조사에 필수적인 종합보험 가입 여부를 신속히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특히 그동안 사고 당사자가 직접 보험가입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보험사로부터 발급받아 경찰에 제출함으로써 사고조사 및 피해보상이 지연되는 등 많은 불편함이 있었다.
이에 전산연계가 완료되면 현재 6단계에 이르던 종합보험 확인 절차가 3단계로 축소되어 경찰 조사의 신속·정확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사고 당사자의 시간·비용 소모에 따른 불편함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보험사들도 전산화에 따른 비용절감 등 효과가 기대되어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으로, 경찰은 10월 중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는 보험사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버스·택시 등 공제조합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가수사본부는 “이번 조치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온 현장 경찰의 의견과 변호사, 교수 등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교통사고 조사 분야의 업무절차를 지속해서 개선해 국민 편익을 높여나가는 등 국민중심 책임수사를 구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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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