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기존의 ‘원양어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원양산업’, ‘원양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경쟁력 있는 중견·강소 원양기업과 잠재력이 높은 원양 전략품목을 육성할 방침이다. 고부가가치의 간편식 제품 개발 지원에도 나선다.
해양수산부는 이 같은 내용의 ‘원양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15일 발표했다.
원양어업은 국내 연근해 생산량의 약 47%를 차지하며 국내 수산물의 수급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수산자원이 감소하면서 연안국의 입어료가 상승하고 투자·공적개발원조(ODA) 사업 및 조업쿼터 간의 연계정책이 늘어남에 따라 갈수록 원양어선의 조업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국내외 원양산업 여건 변화와 현황을 분석하고 업계와 전문가의 의견 수렴을 거쳐 ‘원양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지속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원양 중견·강소 원양기업 육성’을 비전으로 하는 이번 방안을 통해 해수부는 현재 3조 7000억원의 매출액을 2026년까지 4조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한 5가지 원양 재건계획(5-RE)으로 ▲안전·책임 강화(Reinforcing) ▲어장확보 협력(Redeveloping) ▲국제규범 대응(Regulation-Resilience) ▲고부가가치 산업육성(Re-value) ▲선원육성(Rebuilding manpower) 분야에 대한 중점추진 과제를 확정했다.
우선 해수부는 국제 어선안전협약인 케이프타운협정 내용이 반영되고 자동화·기계화를 위한 ‘표준 어선형’을 개발해 원양어선의 안전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케이프타운협정은 24m 이상 공해 조업 어선이 적용 대상으로 선체 구조·복원성·기관·구명설비 등에 대한 요건 등을 규정하는 국제 어선안전 관련 협정이다.
현재 국내 원양어선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참치 연승어선의 자동화 기획연구가 진행 중이며 2023년까지 표준 어선형이 개발되면 선박의 안전성 향상과 함께 선원의 복지 개선 효과도 있을 것으로 해수부는 기대하고 있다.
또 원양어선 노후화에 대응, 원양어선 안전펀드를 확대해 원양어선의 신조와 대체건조를 지원할 계획이다. 민간금융 등을 활용한 업종별 원양어선 대체건조 방안도 확보할 방침이다.
해수부는 연안국 정부개발원조(ODA) 사업과의 연계를 강화해 해외에서 원양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조업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어촌뉴딜 사업의 성과를 수원국에도 이식해 주요 조업국인 남태평양 도서국에 주민들의 필수 생활기반 시설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우리 원양어선의 조업 쿼터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현지합작 조업·유통·가공 지원 및 민·관 합동 해외자원조사 등을 통해 북태평양에 연근해 살오징어 대체어장으로 북태평양 빨강오징어 채낚기 어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신규 오징어 어장 확대도 추진한다.
옵서버 승선율이 낮은 업종의 경우 불법·비규제·비보고(IUU) 어업 감시에 한계가 있음에 따라 국제기구에서 도입을 논의 중인 전자 모니터링(EM)을 단계별로 도입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어획장면 등을 촬영하는 전자 모니터링(EM) 도입 시 발생하는 경제적·기술적인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 관할 수역에서 조업 중인 연승어선에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며 시범사업 결과에 따라 향후 제도로 확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최근 소비자들이 수산물 소비를 결정할 때 위생·품질 외에도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추세를 고려, 생태계 보호 등 국제규범에 부합하는 원양산업을 육성하고 고부가가치 상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어획인증(MSC)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최근 배송·구입·조리가 쉬운 간편식으로 소비패턴이 변화하고 있는 추세에 맞춰 원양업계에 간편식을 비롯한 다양한 수산식품 제품 개발과 온라인 마케팅을 지원해 해외·내수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또 국내 수산 가공시설 등 인프라를 활용해 고부가가치 수출 상품 개발·생산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원양기업 지원을 확대하고 한국 원양 수산물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홍보와 마케팅 부문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연간 생산액 기준 상위 품목 중 잠재력이 높은 품종인 다랑어류, 이빨고기, 오징어를 원양 전략품목으로 지정해 품목별 맞춤형 지원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격년제로 운영되는 오션폴리텍 원양어선 해기사 교육 과정을 매년 운영하는 것으로 확대, 원양어선에 안정적으로 선원인력이 승선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수산계 고등학생을 원양어선 해기사로 양성하기 위해 장학금 확대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선상에서의 인터넷 사용, 해상근무 중간 휴식기 도입 등을 통해 선원들의 복지도 개선하기로 했다.
김재철 해수부 수산정책관은 “원양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은 전 세계적인 수산자원 감소에 대응해 우리 원양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번 방안이 우리 원양어업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과제들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경제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하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