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모바일 통신이 B2C 중심이었다면, 5G의 중심은 B2B로 전환될 것입니다. 5G는 단순한 네트워크가 아니라 AI·빅데이터·클라우드와 함께 결합해 폭발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플랫폼입니다. KT가 5G로 다른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 내겠습니다.”
KT 구현모 대표이사 사장이 글로벌 무대에서 전 세계 통신업계 리더들을 대상으로 5G 기회의 땅은 B2B에 있다고 역설했다.
KT는 구현모 대표가 1일 저녁(한국시간) ‘GTI 서밋(summit) 2020’에서 ‘5G 현주소와 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고 2일 밝혔다. ‘GTI 서밋’은 GTI[*]1) 주최의 행사로 매년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 주관의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의 파트너 프로그램으로 함께 진행되어 왔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월 MWC 바로셀로나가 전격 취소된 것에 이어 MWC 상하이도 개최가 무산되면서,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온라인 형태의 이벤트 ‘GSMA 쓰라이브(Thrive)’로 대체 진행됐다. ‘GTI 서밋 2020’도 GSMA 쓰라이브 행사의 일환으로 ‘모두를 위한 5G(The 5G for ALL)’를 주제로 1일 저녁과 2일 오후에 걸쳐 이틀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 https://www.mwcshanghai.com/gsmathrive/gti)
국내에서 유일하게 GTI 서밋 기조연설자로 참여한 구현모 대표의 발표 영상은 행사 첫날인 1일에 온라인 중계됐으며, 이날 구 대표와 함께 GTI 의장 크레이그 에를리히(Craig Ehrlich), ITU(국제전기통신연합) 사무총장 자오호우린(Zhao Houlin), GSMA 사무총장 마츠 그란리드(Mats Granryd), 차이나모바일 CEO 동신(Dong Xin), NTT도코모 CEO 요시자와 카즈히로(Yoshizawa Kazuhiro) 등이 자리를 빛냈다.
구 대표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한국에서 5G 상용화 1년이 지난 현재 B2C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결국은 B2B 시장에서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운을 땠다.
5G의 B2B 시장은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수없이 많은 차별화된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기업 고객은 통신서비스를 최종 소비재가 아니라 설비 투자와 인프라 고도화의 요소로 보기 때문에 서로가 윈윈(win-win)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5G기반 디지털 혁신(DX)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다른 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며, KT가 발굴한 다양한 5G B2B 적용사례를 공유했다.
영화 촬영 현장에 5G를 적용한 사례를 첫 번째로 꼽았다. 중소 디지털 영상 제작업체가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 파일을 사무실로 운반해서 작업하려면 기존 3~4일이 소요됐는데, 5G를 활용해 현장에서 1시간 안에 영상 파일을 전송할 수 있게 되면서 영화 제작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중소 영화제작사의 열악한 업무 여건을 감안하면 엄청난 비용절감과 생산성 증가를 가져온 결과다.
의료분야에서도 환자를 위한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KT는 지난 해 9월부터 삼성서울병원과 함께 ‘5G 스마트 혁신 병원’ 구축을 위해 5G 의료서비스를 공동 개발해왔다. 5G 디지털 병리 진단을 통해 수술 중 발생하는 병리 데이터를 장당 4GB(기가바이트) 수준으로 병리과 교수진에게 전달해 신속하고 정확한 병리 분석이 가능해졌다. 또한, 5G를 이용한 싱크캠(Sync Cam)을 통해 수술 중인 교수 1인칭 시점의 고품질 영상과 음성을 실시간으로 전송해 복잡한 수술실의 공간 제약을 극복한 원격의 환경에서 많은 수습 의료진들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VR·AR 등 실감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비대면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에 각 교실에 구축된 WiFi 등의 인프라로는 대용량 콘텐츠를 수용하기 어렵게 때문에 5G가 필수라는 설명이다. KT는 천재교육과 실감미디어 기반 교육 서비스를 공동개발 중이며, 양질의 교육 콘텐츠에 5G 기술을 접목해 몰입도 높은 차세대 교육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학교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최적화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해 온라인 교육 분야의 B2B 시장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구 대표는 이 같은 5G B2B 확산을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짚었다. 5G 모듈이 탑재된 B2B 단말 확대, 각 산업 영역에 대한 정확한 이해, 기존 네트워크와 차별화된 가치 창출 등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AI·빅데이터·클라우드와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 시점에서 코로나19가 불러온 5G를 비롯한 통신시장의 기회를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유지 인프라로서 통신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미디어·데이터 소비가 급증하는 등 통신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어 통신사의 역할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기존 관행을 벗어난 새로운 경험을 통해 파생되는 사업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코로나 이후 확산되고 있는 온라인교육, 재택근무, 원격의료 등 전 산업에 걸친 디지털 혁신과 비대면은 일시적인 사회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지속될 커다란 변화의 흐름이 될 것이며, 이 속에서 통신사업자들에게 새로운 사업기회가 등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KT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위해 모바일 ‘1분 주문 & 1시간 배송’, 도심속 무인 스마트 물품 보관함 등 스마트 물류서비스를 비롯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KT 구현모 대표는 “5G는 네트워크를 뛰어넘는 플랫폼이라는 시각으로 여러 사업자 및 소비자들과 함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통신사업자들의 역할”이라며, “세계 최초 5G를 주도해온 차별화된 기술력과 다양한 적용사례를 발굴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KT가 5G B2B 영역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해 보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구현모 대표는 지난 달 국내 유일하게 ITU-유네스코 공동 주관의 브로드밴드위원회의 위원(Commissioner)으로 선임됐으며, 마츠 그란리드 GSMA 사무총장과 첫 공식 컨퍼런스콜을 통해 글로벌 ICT 현안을 논의하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활발한 대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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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