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도핑검사소, 말 유전자 분석 기술 미국특허 취득


한국마사회가 말 유전자(DNA) 분석 기술의 미국특허를 취득하며 국내 말산업을 선도하는 기관임을 대내외적으로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성과를 끌어냈다.

이번 성과는 그간 수입에 의존하던 말 유전자(DNA) 검사 시약 수급에 대비코자 도핑검사소에서 2017년부터 시작한 자체 시약(복합 마커) 개발의 연장선으로 3년간의 연구 끝에 미국특허 취득의 결실을 보게 됐다.

국내 특허는 올해 3월에, 미국 특허는 10월에 특허 등록을 완료한 상태다.

이 기술은 말의 모근, 혈액 등에서 DNA를 추출해 2회의 PCR 검사로 총 40군데 유전자 마커에 대한 동시 분석이 가능하다.

이는 기존의 해외 시약보다 시간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우수하며, 정확도 또한 높아 기술경쟁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본 특허의 주 발명자인 최대하 과장은 "국내 및 해외 말 유전자(DNA) 분석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해외에서도 역량을 인정받는 기술력을 갖춰 한국마사회가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렇다면 말 유전자(DNA) 검사는 왜 하는 것일까? 경마는 혈통의 스포츠로 불릴 만큼, 우수한 DNA를 물려받은 금수저 경주마가 더 잘 뛸 확률이 높기 때문에 경주마의 족보가 중요하다.

따라서 말의 혈통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가 필요한 것이다.

보통 경주마들을 털 색깔 등 외형으로 구분하는데, 전문가들도 구분하기 쉽지 않다.

몽골의 어떤 목장에서는 말 이마에 특정 성분이 함유된 용액을 뿌려 콧등으로 흘러내리는 패턴 분석을 통해 말을 식별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이런 방법보다는 과학에 근거해 유전자 검사를 하는 것이 더 신뢰도가 높을 것이다.

국제적으로 혈통서에 등재되는 경주마들은 모두 유전자 검사를 통해 친자관계를 확인한다.

경주마들이 혈통서에 등재될 때는 8대를 거슬러 더러브렛 품종이어야 하는데, 말 등록 원에서 말의 생산 농가를 방문해 교배 기록 등 관련 서류를 확인하고, 말 모근을 채취해 도핑검사소에 유전자 검사를 의뢰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확인된 말은 국제혈통서에 등재가 되며, 이후 목 안쪽에 마이크로칩을 삽입하여 말의 개체정보를 관리한다.

또한 외국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종마나 포입마를 수입하면 외국에서 시행한 해당 말의 유전자 검사 결과와 도핑검사소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대조해 해당 말의 개체식별 및 친자관계 여부를 입증한다.

가령, 관리 소홀로 인해 계획에 없던 말이 수태하게 되는 경우에도 친자감정을 통해 어떤 말이 부마인지도 유추해 낼 수 있다.

이렇게 유전자 검사 후 혈통등록 된 말들은 신원이 보증돼 경매에서 높은 가격을 받을 가능성이 올라간다.

또한 생산자들이 믿고 말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됨과 동시에 우수한 성적을 거둔 말들의 교배를 통해 경마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이 역시 말 유전자 검사가 중요한 이유다.

한편 동물 유전자(DNA) 분야 국내 유일 ISO 국제 공인시험기관인 한국마사회 도핑검사소는 매년 2천여 두 이상의 말 유전자(DNA) 검사(친자감정 및 개체식별) 수행과 연구 및 기술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또한 1998년 국제 동물 비교숙련도 시험 참가 이후 14회 연속 'Rank 1'을 획득해 국제 말 혈통등록기관 자격을 유지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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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