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치과기공소 불법 폐수 배출행위 기획 수사. 30개소 적발

의료기기 제조과정에서 특정수질유해물질이 포함된 폐수를 공공수역에 무단 방류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치과기공소 30곳이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대부분 치과기공소는 제품의 특성상(인공치아) 특정수질유해물질이 없다고 판단해 특정수질유해물질 포함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석고만 제거한 후 전량 공공수역(하수관)으로 배출해 왔다. 이번 수사를 계기로 경기도 치과 기공 소회가 자체 실태조사에 나서는 등 업계 관행이 개선될 전망이다.



경기도 특사경은 2월 6일부터 3월 10일까지 도내 치과기공소 중 대형사업장 및 폐수 무단 방류가 의심되는 사업장을 위주로, 도 전체의 약 30%인 총 224개소를 대상으로 폐수 오염도 검사를 병행한 단속을 실시했다.


그 결과, 치과기공소 30개소에서 납과 구리 등 특정수질유해물질이 허가기준 이상 검출됐다. 배출유형으로는 ▲납 22개소 ▲구리 5개소 ▲납과 구리 1개소 ▲납과 수은 1개소 ▲납과 안티몬 1개소다.




특사경은 주조체 산세척과정에서 중금속이 발생한다는 치과기공소의 2018년 학술자료에 근거해 2022년부터 정보수집에 들어갔다. 이어 지난해 지식산업센터 내 폐수배출시설 불법행위 수사에서 치과기공소 2개소의 폐수에서 납과 안티몬 등 특정 수질수해 물질이 허가기준 이상 검출됨을 확인했다. 이에 경기도 전체로 수사 범위를 확대해 이번 수사를 실시했다.


주요 적발 사례로 군포시에 소재한 ‘A’ 업체는 금니를 산화 처리 하기 위한 산세척 시설 등을 운영 중인 치과기공소로 배출한 폐수의 오염도 분석 결과 특정수질유해물질인 구리가 허가기준(0.1㎎/ℓ)의 약 9배인 0.986㎎/ℓ, 납은 허가기준(0.01㎎/ℓ)의 약 4배인 0.04㎎/ℓ로 초과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적발업체에 대해서는 특정수질유해물질이 어느 공정에서 발생하는지 추가 수사해 공정 변경과 시설개선 등을 통해 특정수질유해물질이 공공수역에 방류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폐수배출량을 산정해 허가기준 이상 배출하면 무허가 폐수배출시설 설치․운영 위법행위를 추가 입건할 방침이다.


물환경보전법에 따르면 무허가 폐수배출시설을 설치·운영하는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 공공수역으로 특정수질유해물질을 유출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각각 부과된다.


이번 수사로 경기도 치과기공소회는 대학교수 등 자체 자문단을 구성해 치과기공소 내 환경 오염물질 배출에 대해 자체적으로 전면적인 실태조사에 나섰으며, 전국 규모의 실태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도내 치과기공소 업계도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같이해 자발적으로 산처리 공정을 폐수가 발생하지 않는 ‘샌드블라스트’로 대체하거나 시설개선 및 폐수 위탁 처리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오선미 동남보건대학교 치기공과 교수는 “특정수질유해물질은 치과 보철물 제작 시 세척 과정 등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완성된 제품에서는 용출되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고 사용해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홍은기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장은 “환경오염행위 단속의 사각지대인 치과기공소에 대해 경기도 특사경 최초 기획 수사를 통해 치과기공소 업계의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 개선과 시설개선 등 업계의 자구적인 노력을 이끌어냈다”라면서 “이번 수사와 같은 수십 년간 방치된 환경 불법행위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지속해서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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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