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는 공사장 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VR(Virtual Reality)을 활용한 '건축 관계자 VR 안전교육'을 7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구의 VR 안전교육은 추락, 낙하 등 실제 공사장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안전사고 시뮬레이션을 제작, 이에 공사장 관계자들이 고글을 끼고 공사장 내 발생하는 사고와 유사한 환경에서 간접 체험하도록 제작했다.
이번 교육은 지역 내 공사장의 건축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구청 직원이 직접 VR 기기를 가지고 공사장에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와 더불어 자체 제작한 안전사고 매뉴얼도 제공한다.
이는 구가 기존의 PPT 및 동영상 시청 등의 이론 교육에서 벗어나 이들에게 실감 나는 가상체험을 통해 보다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함이다.
VR 체험 유형으로는 ▲고층에서 추락, ▲타워크레인서 철근 자재가 떨어지는 낙하 사고, ▲용접 화재 등 총 3종으로 구성됐으며 분량은 각 3∼4분씩 총 10분이다.
또 외국인 근로자의 편의를 돕기 위해 영어, 중국어 자막도 준비됐다.
구가 이처럼 3종에 대해 제작한 이유는 최근 정부와 서울시에서 발표한 공사장 내 안전사고 중에 가장 빈번한 유형을 택한 것이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2020년 산업재해 현황분석 통계에서 건설 현장 사고사망자 중 떨어짐(1위, 51.5%), 물체에 맞음(2위, 9.2%), 부딪힘(3위, 8.3%)이 가장 많이 발생했고 서울시 건설공사장 안전사고 통계(16∼20년)에서 추락이 1위, 화재가 2위로 나타났다.
VR 체험 콘텐츠의 진행 순서를 살펴보면 크게 사고원인, 사고체험, 안전대책 순으로 이뤄졌다.
추락 사고를 예로 들면 가상현실에서 수십 미터 높이에 미 고정된 작업 발판에 올라가 비계를 설치하던 중에 갑자기 발판이 빠져 아래로 떨어진다.
이에 '아악' 하는 소리와 함께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추락해 사망했습니다"라는 기계음과 함께 자막이 나온다.
이후 다시 작업 발판 위로 돌아와서 안전 그네와 로프, 고리 등으로 구성된 안전대 착용 여부, 안전 방망 설치, 작업 발판 고정 점검 등의 안전대책에 대한 화면과 기계음이 나오며 교육을 마친다.
구는 이번 교육이 작업자들에게 몰입도를 높여 공사장 안전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구가 지난달에 서초동 한 공사장에서 VR안전교육을 시범 실시한 결과, 공사 관계자 모두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교육을 받은 한 공사관계자는 "나는 VR 체험 중에 높은 곳에서 추락하고, 용접하다가 화재로 질식도 하고 무거운 철근 자재에 깔리는 등 3번 사망했다"며 "실제 상황이면 정말 아찔할 것 같아 앞으로 더 안전 수칙을 꼼꼼히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구는 올 연말까지 지역 내 공사장 50여 곳에 교육을 완료할 예정이며 이후 효과성을 분석해 교육 콘텐츠도 더욱 늘릴 계획이다.
천정욱 구청장 권한대행은 "앞으로도 구민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선제적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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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