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부터 플라스틱 빨대·편의점 비닐봉지 사용 금지
정부, 2022년까지 1회용품 사용 35% 이상 감축 목표
오는 2022년까지 1회용품 사용량을 35% 이상 줄이는 등 ‘1회용품 함께 줄이기 계획’이 추진된다.
환경부는 22일 오전 유은혜 사회부총리 주재로 열린 제16차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는 1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중장기 ‘단계별 계획’이 논의돼 수립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지난해 4월 수도권의 폐비닐 수거거부 사태와 올해 발견된 120만 톤의 불법 방치 또는 투기된 폐기물 문제를 겪으면서 근본적으로 폐기물을 감량할 필요가 있다는 배경에서 추진됐다.
특히 유럽연합 등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에서 플라스틱 1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국제적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것이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022년 식기류, 빨대, 면봉 등 10대 플라스틱 품목 시장출시를 금지하기로 했으며 미국, 캐나다, 스페인, 대만 등에서도 1회용 비닐봉투 억제 등의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1회용품 줄이기 대상, 단계적 확대
우선 현재 커피전문점 등의 식품접객업소 매장 내에서 사용할 수 있었던 종이컵(자판기 종이컵은 제외)은 머그컵과 같은 다회용컵 등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경우에는 오는 2021년부터 사용이 금지된다.
또한 매장 안에서 먹다 남은 음료를 1회용컵 등으로 포장해 외부로 가져가는 포장판매(테이크 아웃)의 경우에는 2021년부터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을 금지한다.
포장판매 등의 이유로 불가피하게 사용된 컵은 회수해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컵 보증금제’ 도입도 추진할 예정이다. 컵 보증금제는 소비자가 커피 등 음료를 구입할 때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내고, 컵을 반환하면 그 보증금을 돌려받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 대규모 점포(3000㎡ 이상)와 슈퍼마켓(165㎡ 이상)에서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 비닐봉투 등은 종합소매업과 제과점에서도 오는 2022년부터 사용이 금지된다. 불가피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2030년까지 전 업종에서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된다.
포장·배달음식에 제공하던 1회용 숟가락 및 젓가락 등의 식기류 제공은 2021년부터 금지된다. 불가피할 경우에는 유상으로 제공해야 한다. 다만, 포장·배달 시 대체가 어려운 용기·접시 등은 친환경 소재 또는 다회용기로 전환을 유도한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빨대 또는 젓는 막대는 오는 2022년부터 금지된다. 우산비닐은 빗물을 털어내는 장비를 구비할 여력이 있는 관공서는 2020년부터 사용이 금지되며, 대규모 점포는 2022년부터 사용이 금지된다.
아울러 현재 목욕장업에서 무상 제공이 금지된 1회용 면도기, 샴푸, 린스, 칫솔 등 위생용품은 2022년부터 50실 이상의 숙박업에도 적용된다. 2024년부터는 전 숙박업에도 1회용 위생용품 무상제공이 금지된다.
컵 또는 식기 등의 세척시설을 갖춘 장례식장은 2021년부터 세척이 쉬운 컵·식기부터 1회용품 사용이 금지되며, 접시·용기 등으로 범위가 점차 확대된다. 현재 세척시설과 조리시설이 있는 장례식장은 1회용품 사용이 금지되고 있으나, 음식의 대부분이 외부에서 반입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 것이다.
2022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재 줄이기
최근 택배, 신선배송이 활발함에 따라 급증하는 배송용 포장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같은 곳에 배송되는 경우(당일 배송되어 위생문제가 없는 범위에서) 오는 2022년까지 스티로폼 상자 대신 재사용 상자를 이용, 회수·재사용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그동안 포장기준이 적용되지 않아 과대포장 문제가 제기됐던 배송·운송부분에도 파손 위험이 적은 품목은 포장 공간비율 기준이 내년에 마련된다. 환경부는 이 기준과 함께 종이 완충재, 물로 된 아이스 팩, 테이프 없는 상자 등 친환경 포장기준도 업계와 협의해 이 기간에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제과·화장품 등 23개 품목에 적용 중인 제품의 포장기준에 대해 이미 포장된 제품을 이중으로 포장(1+1, 묶음 상품)해 판매하는 행위가 내년부터 금지될 예정이다. 제품 이중 포장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2021년에 수립된다.
환경부는 고객이 용기를 가져와 포장재 없이 구매하는 ‘포장재 없는 유통시장(제로 웨이스트 마켓)’을 내년부터 확대한다.
부처-업계 긴밀히 협업…이행 기반 및 국민 실천 강화
정부는 내년부터 우선적으로 업계와 자발적 협약을 추진하되, 우수 본보기를 발굴·확산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여 제도적 개선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번 계획을 시행하기 위해 관련 부처·업계와 긴밀히 협의해 시행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도 병행한다.
1회용품 사용 금지 등을 위한 법령 제·개정에 앞서 관련 업계와 자발적 협약을 체결해 제도 시행 과정의 구체적인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등 업계와 국민들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할 계획이다.
공공 부문이 앞장서서 민간 부문의 참여를 유도하고, 민간 부문의 경우에도 대규모 업체부터 시행하여 확산한다는 전략이다.
1회용품 규제 강화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생산업계에 대해서도 내년부터 사업전환자금 지원을 추진한다. 같은 기간 커피전문점, 전통시장 등 1회용품을 쓰는 영세업계에는 세척설비, 장바구니 등의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계획이 제도화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지원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할 예정이다.
정부는 1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전 국민의 참여와 실천을 이끌고 소비문화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전 국민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중앙정부·지자체·업계·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범국민 1회용품 줄이기 기반’을 구축하고, 전국적인 홍보 및 실천운동을 펼친다.
이와 함께 소비자가 다회용기를 사용할 때 플라스틱 감량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보상으로 2021년부터 친환경 신용카드인 ‘그린카드’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점수(에코머니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등 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혜택도 부여한다.
이영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이번 정부 출범 이래, 지난해 5월에 수립한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에 따라 커피 전문점 매장 안에서 1회용 컵 75%와 제과점의 속 비닐 84%가 줄어들고, 대규모 점포에서는 1회용 비닐봉투가 재사용 종량제 봉투 또는 장바구니로 대체하는 등의 정책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계획은 최근 불법폐기물 등 쓰레기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폐기물의 원천 감량 차원에서 그 의의가 크고, 우리나라가 지속 가능한 자원 순환형 사회로 가는데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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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