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군은 사적 제326호인 합천 옥전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과 함께 체계적인 유적관리 및 보존·보호방안 계획을 수립해 정비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 하위지배층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옥전 언덕의 가지능선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옥전고분군은 고문헌에 국명만 전하는 '다라국'의 최고 지배층이 묻혀 있는 공동묘역으로 가야사 복원·연구와 동아시아 고대사 연구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김해 대성동고분군, 함안 말이산고분군, 고성 송학동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고분군, 고령 지산동고분군,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과 함께 2022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군은 2020년 12월부터 (재)극동문화재연구원에 발굴조사를 의뢰해 지금까지 조사된 결과를 10일 학술자문회의를 통해 밝혔다.
회의는 조영제 경상대 명예교수, 신경철 부산대 명예교수, 박광춘 동아대 교수를 비롯해 경상남도와 합천군 관계자, 극동문화재연구원 조사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이번 발굴조사는 옥전고분군 가지능선에 대한 최초의 발굴조사로 그동안의 발굴조사는 최고 지배자들이 묻힌 주능선 일원에 집중되었을 뿐 하위지배층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지능선에 대한 조사는 전무해 옥전고분군 축조집단의 전체상을 밝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
다행히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유구 및 유물을 통해 옥전고분군 축조집단의 성격과 사회상을 규명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 유구는 삼국시대 나무 덧널무덤 2기, 돌덧널무덤 36기, 옹관묘 4기, 고려 시대 무덤 1기 등 43기가 확인됐다.
유물은 토기류, 철기류 등 모두 25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됐으며 토기류는 대가야계 토기를 중심으로 일부 창녕계 토기류가 확인됐다.
이러한 토기류는 주능선에서 확인된 유물과 동일한 것으로 5세기 후엽에서 6세기 중엽으로 편년된다.
또한 이 시기의 하위지배층 무덤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경갑(목가리개)과 고리자루큰칼, 철모, 철촉 등과 같은 무기·무구류가 출토돼 합천 옥전고분군 축조집단을 비롯한 가야의 하위지배층 무장 체계 연구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합천군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 결과는 옥전고분군의 조사·연구·정비 사업 추진에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진행 중인 세계유산 등재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접한 성산토성도 사적 지정을 추진해 여타 시군과 차별화된 가야 역사문화 탐방지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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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