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방안 마련…치매신탁 활성화

은행점포 폐쇄시 대체창구 마련…보험가입 상한 70세로 상향

앞으로 고령자 전용 모바일금융 앱이 나오고 업권별 협회의 비교공시 시스템 내에 ‘고령자 전용 비교공시 시스템’도 별도 구축된다. 후견지원신탁(치매신탁)도 활성화된다.


금융위는 고령층의 금융이용 불편을 해소하고 안전한 금융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범부처 ‘인구정책 TF(2기)’의 금융대응반과 고령친화 금융지원 TF 논의 등을 거쳐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방안’을 마련했다고 31일 밝혔다.


▲ 이동점포(왼쪽)와 무인점포

금융위는 고령층의 디지털 금융소외를 완화하고, 편리한 금융이용 지원을 위해 정보·협상력이 부족한 고령층도 공정한 여건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고령층에 대한 차별적 관행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노후생활 안정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공급하고 고령층 대상 금융착취·금융사기에 범부처적 대응을 강화하며 고령층이 금융을 보다 잘 이해하고 거래 과정 등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금융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을 보면 먼저 오프라인 점포 폐쇄에 따른 고령층의 금융이용 불편을 줄이기 위해 오프라인 점포 폐쇄시 사전절차를 강화한다.


외부 전문가를 평가 절차에 참여·검토 하도록 하는 등 현행 ‘지점폐쇄 영향평가’ 의 독립성·객관성을 강화하고 점포 폐쇄 시 원칙적으로 폐쇄 3개월전(현 1개월전) 고객에 통지하도록 하며 이동·무인점포를 활성화하고, 지점수가 많은 우체국(전국 2655개) 등과의 창구업무 제휴를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고령 고객 비중이 높은 점포가 폐쇄되는 경우 대체창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고령 친화적 디지털 금융 이용환경 조성을 위해 고령자들도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일반 앱과 구분된, ‘고령자 전용 모바일금융 앱’을 마련·출시한다. 이 앱은 큰 글씨, 쉬운 인터페이스, 고령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 위주로 구성하고 음성인식 등 기본내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 이를 바탕으로 금융회사들이 자체 개발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공정한 거래환경 조성을 위해 고령층 이용비중이 낮은 온라인 전용상품에만 혜택이 집중되지 않도록 오프라인 서비스도 개선한다.


온라인 특판상품 제공시 그와 동일·유사한 혜택을 보장하는 고령층 전용 대면거래 상품이 함께 출시되도록 금융회사를 독려한다.


아울러 금융기관의 고령층 차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나간다. 합리적 사유 없는 연령차별을 금지하고 연령별 차등이 불가피한 경우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 또는 이 법 하위규정 제정 시 이를 반영해 취급거절·가격차별의 명확한 근거가 제시되도록 한다.


고령층에 대한 정보 제공도 강화한다. 업권별 협회의 비교공시 시스템 내에 ‘고령자 전용 비교공시 시스템’을 별도 구축토록 하고 고령 고객 거래 거절시 적절한 자·타사의 금융상품을 안내하는 ‘대체상품안내제도(영국 Sign posting)’ 도입방안도 검토한다.


고령층 대상 불완전판매의 규제도 강화한다. 핵심 내용을 간소화·시각화한 고령층 전용 상품설명서를 도입하는 등 설명의무를 내실화하며 다수의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불완전판매에 대해서는 무관용원칙을 적용, 제재 가중 및 감면 제한을 검토해 나간다.


또한 안정적 노후생활에 기여하는 금융상품을 개발·공급한다. 먼저 치매환자 등 자산관리가 어려운 고령자를 위해 전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후견지원신탁(치매신탁)을 활성화한다.


후견지원신탁이란 인지상태가 양호할 때 금전을 신탁하면 재산관리와 함께 치매 등으로 후견이 필요한 경우 병원비·간병비·생활비 등에 대해 비용처리를 맡아주는 신탁을 말한다.


보다 효과적인 자산관리가 가능하도록 수탁재산 범위를 소극재산(채무) 및 담보권 등으로 확대하고 인가단위 신설 등 진입규제 정비를 통해 치매신탁 전문 특화신탁사가 진입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한다.


고령 고객이 보유 주택에 계속 거주하면서 매월 일정 연금도 받고 치매 위험성도 보장받을 수 있는 관련 상품을 연계 공급한다.


주택연금 가입자에 대해 치매보험 가입시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상품을 개발·공급(주금공-보험협회간 MOU 체결)하고 그 외에도 고령친화 상품를 출시하고 지속 개발해 나갈 방침이다.


금융사기 방지기능이 부가된 고령자 전용카드 개발을 검토·추진해 일정 금액 이상(예: 100만원) 결제시 가족 등 지정인에게 결제사실 통보하고 일 평균 1만보 이상 걸은 경우 보험료를 10% 할인해 주는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의 할인기준을 7000보 이상으로 완화하는 등의 보험상품 개발도 유도한다. 현행 65세 전후인 상해보험등의 가입연령을 기대수명 연장을 감안, 5세내외에서 상향조정토록 유도하고 교통안전교육을 미리 수료한 고령층에 대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자동차보험 상품 공급을 활성화한다.


고령층 대상 금융사기·착취 대응도 강화한다. 가칭 ‘노인금융피해방지법’ 등의 제정을 통해 금융기관이 고령자 착취 의심거래 발견시, 거래 지연·거절 및 금감원·경찰 등 관계당국에 신고할 근거를 마련하고 성년후견인에 의한 착취 정황 발견시 금융기관이 직접 법원에 성년후견감독인 선임을 요구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한다.


원활한 적발·감시업무 수행을 위해 금융회사 직원 면책 등 법적·제도적 지원도 병행할 방침이다.


적발시 보다 신속한 신고 및 후속조치를 위해 ‘금융기관-금감원-경찰’간 핫라인을 개설하도록 한다.


‘불법사금융·보이스피싱’ 대응도 강화해 나간다. 고령층의 피해 신고 및 구제 강화를 위해 전통시장, 경로당을 중심으로 ‘찾아가는 불법사금융 피해상담소’를 운영하고 고령자 전용 폰에는 ‘보이스피싱 방지 앱’을 미리 설치 출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연인출, 지연이체, 입금계좌 지정서비스 등 보이스피싱 예방 제도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고령층 가입을 유도하며 사기의심거래시 금융회사의 거래목적 확인, 위험 안내 등 거래절차를 강화하고 가족 등 지정인에 통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울러 고령층을 위한 금융교육 콘텐츠를 개발·공급한다. 금융사기 방지, 투자위험 설명, 은퇴후 재무설계 등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개발하고 수준별 맞춤형 교육을 공급하며 대면·비대면 전달채널을 다양하게 발굴·활용할 방침이다.


비대면으로 고령층 교육 콘텐츠를 한번에 찾아볼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 몰’을 구축하고 유튜브 등을 적극 활용하며 대면으로는 고령층 주요 생활공간(예, 복지회관·경로당 등) 중심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전달할 계획이다.


‘시니어 금융교육 전문강사‘ 자격과정을 신설해 어르신 또래 강사를 육성하고 청소년을 통해 고령층에 스마트폰·디지털 금융 사용법을 전달하는 ‘중·고교생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한다.


금융위는 이같은 방안을 고령층 등이 현장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 협업 하에 세부 과제들을 일관되고 속도감있게 추진해 나가고 필요시 방안의 일부 개별 추진과제에 대해서는 향후 보다 구체화된 세부방안을 별도 마련,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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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