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재개발 도래 도심빌딩 '리모델링+지역 활성화' 창조적 도심재생

30년 이상 도심빌딩 통상적 신축 대신 인근과 연계한 리모델링… 도심 활성화 새모델
안전성 보완하고 시대변화 맞는 활성화 요소 가미, 친환경 방식으로 기후변화 대응

# 1966년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서울 도심은 판자촌이 즐비한 모습이었다. 서울 한복판의 낙후한 빈민가가 부끄럽다는 여론이 크게 일자 정부는 본격적인 도심 정비에 나섰고, 1978년 국내 최초의 도심재개발 사업이 시작됐다. 서울시청 주변으로 더플라자호텔, 롯데호텔 같은 대형 건축물이 하나둘씩 건설됐고 서울은 현대도시로서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 ‘더플라자호텔’은 당시 서울광장 뒤편의 낙후한 화교 집단거주지였던 지금의 북창동을 시각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가로가 길고 세로는 짧은 병풍 모양으로 지어졌다. 이 독특한 외관 때문에 그동안 광화문과 서울광장에서 북창동, 남대문시장, 명동 등으로 연결되는 도심 보행축이 단절되고, 남산 조망이 가로막혔다.

서울시가 지어진지 30년 이상이 지나 재개발 시기가 도래한 도심 내 민간빌딩을 리모델링하고 일대 도시공간을 재창조하는 ‘건물 리모델링+지역 활성화’ 방식의 새로운 도시재생 모델을 시작한다.

그동안 통상적으로 건축한지 30년이 지난 건물은 시‧구 위원회 심의를 거쳐 전면 철거 후 신축해왔다면, 고쳐쓰는 리모델링을 통해 해당 건물뿐 아니라 침체된 도심과 주변 상권 활성화까지 동시에 꾀하는 방식을 시도하는 것.

「서울시 도시·주거환경기본계획(도시환경정비사업부문)」에는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완료 후 30년 이상된 건축물에 대해서는 위원회 심의를 통해 신축을 검토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도심활력 리모델링 - 더플라자호텔 저층부 필로티 조성안]


▲ 시청광장 횡단보도에서 바라본 모습

▲ 더플라자호텔 이면부에서 서울광장을 바라본 모습

서울시는 도심 대형건물들이 건축연한에 비해 대부분 구조적으로 안전한 만큼, 안전성을 한층 강화하면서 시대변화에 맞는 다양한 활성화 요소를 가미한다는 계획. 친환경 방식을 통해 기후변화에도 적극 대응한다.

이런 방식이 처음으로 적용될 시범사업지는 국내 최초의 도심 재개발 사업을 통해 1978년 들어선 서울광장 앞 ‘더플라자호텔’이다. 42년 만에 서울시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전면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소공 지하보도 환경개선안]


▲소공 지하보도 개선안

[더플라자호텔 옥상층 개방형 전망대 조성안]


▲ 더플라자호텔 옥상층 개방형 전망대 조성안

사업주가 설계 등 주요 리모델링 내용을 서울시에 제안하고, 사업비 전액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서울시는 인근에 추진 중인 시 정책‧사업과의 연계성, 도시계획적 정합성, 지역 활성화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 과정을 긴밀히 협력하고 종합적인 재생을 유도한다.

‘더플라자호텔’ 리모델링의 주요 골자는 ①단절됐던 보행 네트워크 연결 및 가로 활성화 ②옥상 공공전망대 설치‧개방을 통한 도심 활성화 ③‘서울형 타운매니지먼트’ 도입을 통한 지역상생 상권 활성화다.


[내부도로 보행중심 공간 조성안]


▲ 더플라자호텔 이면도로 보행 중심공간 조성안

▲ 주변 지역과의 보행연계 방안

첫째, 호텔 저층부 일부를 철거하고 건물을 관통하는 필로티 형태의 보행로를 신설해 서울시가 조성 중인 ‘세종대로 대표보행거리’와 연계되는 보행 네트워크를 완성한다.

40년 넘게 건물로 가로막혔던 서울광장과 북창동 사잇길이 열리고, 서울광장~북창동~남대문시장~서울로7017로 막힘없이 이어지는 도심 보행길을 완성한다. 또, 시청역~호텔~명동을 연결하는 ‘소공지하보도’ 환경도 개선해 지하보행길도 활성화한다.

호텔 이면도로 하부에 위치한 ‘소공지하보도’는 시청역에서 명동 입구까지 연결하는 보행통로이자 상가가 형성돼있지만 유동인구가 많지 않아 활성화가 잘 되지 않고 있다.


방치돼 있는 호텔 뒤편 이면도로를 보행자도로로 바꾸고,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광장도 조성한다. 호텔 등 주변 민간건물은 가로 활성화를 위해 저층부에 상업시설, 컨벤션시설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둘째, ‘더플라자호텔’ 측은 호텔 꼭대기층과 옥상을 ‘공공전망대’로 조성하고 1층에서 바로 연결되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계획으로, 호텔이용객뿐 아니라 일반시민과 서울을 찾은 관광객에게 개방한다. 광화문과 북악산, 덕수궁, 남산이 한 눈에 보이는 최적의 위치인 만큼 서울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 경관을 조망하는 도시 전망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호텔 건물 뒤편에 인접한 한화소공빌딩 옥상에 도심 속 공중정원을 조성하고, 호텔 전망대와 연결하는 공중 보행교를 설치하여 그동안 가로막혀 있던 남산을 조망할 수 있게 된다.


셋째, 지역 주체 간 상생을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재생을 이끈다. 개선되는 인프라를 토대로 공공과 기업, 건물주, 상인이 함께 지역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실행하는 ‘서울형 타운매니지먼트’를 추진한다.


타운매니지먼트를 중심으로 주말‧야간에 도시가 텅 비는 ‘공동화 현상’을 해소해나간다. 북창동‧소공동의 오래된 맛집과 남대문시장, 덕수궁 등 역사자원 등을 연계한 축제‧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다각도의 방안을 모색한다.

한편, 서울시는 올 연말까지 수립 예정인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에 ‘건물 리모델링+지역 활성화’ 모델을 담아 새로운 도심 재생 전략으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서울에서 가장 먼저 도시화를 이뤘던 도심지역의 대형건물들의 재정비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다양한 역사‧문화‧상업시설이 밀집한 서울의 중심임에도 침체된 도심에 새로운 활력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며 “서울시는 리모델링을 원하는 건물주와 적극 협력해 공공과 민간이 함께 침체된 도심을 활성화하는 새로운 시도를 시작한다. 지역 주체 간 상생으로 인근 상권을 살리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기획‧실행해 주말에도, 저녁에도 활력 넘치는 도심을 만들겠다. 친환경 리모델링을 통해 자원낭비와 환경오염을 예방하고 기후변화에도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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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