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미만 공공 건설공사 포함…국토부 등에 보험료 공사원가 반영 제안
건축자재 자사제품 ‘셀프 인증’ 개선…“안전하고 공정한 건설 현장을 위해”
# 2019년 3월 경상남도 김해시 소재 한 초등학교 체육관 내진보강공사 중 용접 불티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약 15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건설업체의 공사손해배상보험 미가입으로 인해 손해배상은 불가했고 해당 건설업체는 폐업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소건설업체가 많이 참여하는 200억 미만의 공공 건설공사에도 공사손해배상보험 가입을 의무로 규정하도록 관련기관에 권고했다.
국민권익위는 건설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한 후 안전한 건설 현장과 중소건설업체에 대한 공정한 경쟁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에 이같은 내용을 정책제안 및 권고했다.
한편 최근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 상승과 맞물려 건설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계속 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부실 공사 등 건설 안전 우려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중소건설업체의 경우 건설 안전 사고 예방·관리 부담과 더불어 제도적인 진입장벽 등으로 인한 하도급 수주 물량 감소로 회사 운영에 고충이 큰 상황이다.
이번 제도개선안의 주요 내용은 ▲중소규모 건설공사 공사손해보험 의무가입 대상 확대 ▲건축자재 품질 공인시험기관 인정 방식 개선 ▲공공하수도 관리 대행업체 선정 방식 개선 등이다.
먼저 지난 중소건설업체 간담회에서 건의된 중소규모 건설 공사에 대한 손해보험 의무화 필요사항을 반영했다.
현재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공공 건설공사 중 대형건설업체가 많이 참여하는 대형 공사에는 공사상의 사고 피해와 손해를 보장하는 공사손해배상보험 가입을 의무화해 그 보험료를 공사원가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200억 원 미만의 공공 건설공사는 손배 가입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 대형 건설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고 예방·관리 능력이 부족한 중소건설업체가 많이 참여하는 중소규모 공공 건설공사는 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화재 등 예기치 못한 대형 사고로 인한 피해에 대해 폭넓게 구제받을 수 있도록 중소규모 공공 건설공사에도 공사손해배상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보험료를 공사원가에 반영하도록 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에 정책제안했다.
국민권익위는 또한 건축자재 품질 관련 공인시험기관 인정방식을 개선하도록 국가기술표준원에 권고했다.
현재 건축물 화재와 같은 사고 예방과 안전을 위해 복합자재, 외벽 단열재, 방화문 등에 대해 건축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른 건축자재 품질인정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한국인정기구(KOLAS)를 통해 공인시험기관을 인정하고, 공인시험기관이 건축자재에 대한 품질을 인증하도록 하고 있다.
건축자재의 제조·유통업자는 해당 건축자재에 대한 공인시험기관이 인증한 품질관리서를 허가권자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건축자재를 생산하는 기업이 스스로 사내 시험기관을 설립해 한국인정기구로부터 공인시험기관 인정을 받고, 자사 제품을 사내 시험기관에 시험의뢰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객관적인 인증이 담보되기 어렵고 추후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이를 해소하고자 국민권익위는 건축자재 품질을 시험하고 시험성적서를 발행하는 공인시험기관이 제품 시험을 의뢰하는 자사 기업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사내연구소 등이 공인시험기관으로 인정받을 때 독립성과 공평성 심사 항목을 명확히 구체화하고 부적합 심사 기준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이와 함께 국민권익위는 공공하수도 관리대행업체의 선정 방식을 개선하도록 환경부에 권고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는 공공하수처리시설의 효율적인 운영과 관리를 위해 관리대행업자를 선정해 위탁하고 있다.
또한 관리대행업무는 시설 개량 포함 여부에 따라 복합관리대행(시설개량 포함)과 단순관리대행(시설개량 미포함)으로 구분돼 있다.
복합관리대행의 경우 시설개량 등 복잡하고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관리대행은 해당 하수처리시설에 적용된 공법과 공정에 따라 시설물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것이라 뛰어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합관리대행과 단순관리대행 모두 기술평가 결과로 선정된 관리대행업자와 가격협상을 통해 입찰을 하는 상황이어서 수탁실적이 없어 기술평가에서 불리한 신규 업체나 중소기업의 입찰 참여가 사실상 제한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권익위는 단순관리대행은 낙찰자 선정 과정에 가격평가를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등 평가요소를 다양화해 새롭게 진입하려는 중소 업체에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환경부에 권고했다.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은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결국 국민의 안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고, 큰 위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우려하는 작은 고충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앞으로도 건설현장의 안전과 공정한 경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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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