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개짓는 소리를 내며 숨을 못쉬어요”
하루 이틀이 다르게 갑작스레 부쩍 기온이 낮아지고 일교차가 커졌습니다. 비록 COVID-19로 인해 모임이 줄어들며 사람들과의 접촉도 줄어들고, 여행을 자제하는 등 외출을 삼가고 있지만, 진료 현장에서 호흡기 환자는 점점 증가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얼마 전 진료하였던 3세 아이. 엄마가 밤새 잠도 못 잤다며 하소연을 합니다. 낮에도 잘 놀던 아이가 저녁도 잘 먹고 잠들었는데 갑자기 자다 깨어 기침을 하기 시작하더니 몰아서 기침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걱정되어 병원에 왔을 때는 기침도 거의 하지 않고 아이도 불편함이 없다고 합니다. 목소리가 쉬었다는 증상 이외에 진찰을 해도 별다른 이상이 없습니다. “혹시 기침소리가 평소와는 다르지 않던가요? 예를 들면 개가 짓는 듯, 항아리에 대고 기침하는 듯 울린다거나...”라고 물었더니 그랬답니다. 쌕쌕거리는 소리도 났다고 합니다. 억지로 기침을 시켰더니 특징적인 기침소리가 납니다.
요즘 크루프(croup, 후두염)으로 고생하는 환아들이 종종 옵니다. 크루프는 바이러스와 같은 감염에 의한 경우가 많지만, 원인이 특별히 없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로 어린 아이들에게서 잘 생기며 기관의 시작부위인 후두가 수축되거나 부어서 기도가 좁아져 발생하는 질병입니다.
목소리가 바뀌고, 개가 짓는 듯한 기침(항아리기침)을 하며, 숨을 들이마실 때 쌕쌕거리는 상기도 협착음을 나타내는 특징이 있습니다. 주로 낮보다는 밤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잠을 설쳐가며 응급실에 갈지 말지 고민을 하다 병원에 오게 됩니다.
여기서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아이가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고 숨쉬기 힘들어할 때는 지체없이 응급실에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다행히 응급실을 가는 도중 찬바람을 쐬면 크루프는 완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호흡곤란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꼭 응급실에 가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되는 병입니다.
대부분 먹는 약과 호흡기 치료로 잘 호전되지만, 이같은 치료에도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는 입원치료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또한 중이염이나 기관지염, 폐렴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겉으로 증상이 없어져도 꼭 추적진료가 필요한 병이기도 합니다.
꼭 COVID-19 때문이 아니어도 마스크 잘 쓰기, 손 잘 씻기, 물 자주 마시기와 같은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주는 것은 겨울철 호흡기 질환 예방 및 건강유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간단한 수칙을 준수하시어 건강한 겨울 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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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