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5월 전 국민에게 지급한 1차 긴급재난지원금의 소비 증대 효과가 약 30%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돼 민간소비 회복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인한 신용·체크카드 매출액 증가분은 약 4조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투입된 재원 대비 26.2% ~ 36.1%로 대만의 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소비증대효과(24.3%), 미국의 세금 감면 방식의 소득지원에 따른 소비증대효과(20 ~ 40%(’01년) 등 선행 구와 유사하거나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효과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효과를 민간소비의 변화, 소비진작효과, 경영안정효과 측면에서 살펴본 것이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금액 및 지급가구의 약 80%를 포괄하는 신용·체크카드와 현금으로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의 사용실태를 분석하고,거시경제지표, 체감경기지표, 인허가자료 등 공개 자료와 신용·체크카드매출자료, 현금수급가구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활용했으며, 수급가구에 대해서는 1,386가구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20.9.14~9.18)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2020년 2분기 실질총생산은 전기대비 3.2% 감소했으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코로나19 확산 둔화로 민간소비는 전기대비 1.5% 증가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의 90% 이상이 5·6월에 소비되고 지원금 사용가능업종의 판매액이 증가한 것으로 보아 민간소비 회복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종합대책 중 하나인 승용차 개별소비세 70% 인하조치와 온라인 쇼핑 매출 증가로 민간소비 증가폭이 확대됐고 전체 신용·체크카드 매출액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직후 (5. 11 ~ 6. 21) 전년동기 대비 약 7.3% 증가, 이후 증가폭이 점차 축소(7·8월 6.1% 수준)되는 양상을 보였다.
긴급재난지원금 사용가능 업종의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 증감률은 지급 전(4. 13 ~ 5. 3) -4.0%에서 지급 후(5. 11 ~ 6. 21) 7.1%로 11.1%p 증가했다.
전통시장 카드매출은 코로나19 확산기간(2.24~4.12)에도 전년동기대비 약 3% 증가했고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직후 15% 이상 증가한 이후 동행세일기간(6.22~7.12)에 39% 이상 크게 증가하였으나 이후 증가폭이 축소되는 양상을 보였다.
긴급재난지원금은 대부분 소비지출로 사용됐고 평균적으로 사용된 긴급재난지원금의 21.7%를 추가로 소비했다.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기초연금, 장애인연금 수급 가구에게는 지원금이 현금으로 지급됐으며 현금 지원금은 다른 지급수단과는 달리 소비 이외에 빚 상환, 저축에 ‘직접’ 사용될 수 있는 특수성이 있다.
현금수급가구는 소비지출(93.7%), 저축(3.8%), 빚 상환(1.8%) 순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했으며 현금수급가구는 긴급재난지원금의 21.7%를 추가 소비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령이 높을수록 한계소비 성향이 낮은데, 현금수급가구의 71.2%가 65세이상이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체감경기지표의 급격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추이를 보이며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체감경기를 개선하고 인허가업종의 휴폐업률 안정화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점진적으로 개선됐고 특히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BSI는 전년동월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인·허가업종의 휴폐업률(’20년 2분기)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불가능 업종(유흥주점·노래방)에 비해 사용가능 업종에서 안정적인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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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