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사이즈 세단에 필적하는 가성비 최고의 볼보 세단 VOLVO S90

풀사이즈 세단에 필적하는 가성비 최고의 볼보 세단 

VOLVO S90



 

지난 7월 신형 볼보 S90은 사전계약 실시 16일 만에 1,000대 돌파라는 기염을 토해냈다. 풀 체인지가 아닌 부분변경 모델로서는 파격적인 행보다. 강력한 독일 라이벌이 즐비한 시장임을 감안했을 때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E 세그먼트에 위치한 이 차는 기존보다 휠베이스를 늘려 풀 사이즈 세단에 견줄 수 있는 여유로운 실내 공간이 특징이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정수를 담은 실용적인 인테리어는 최고급 소재로 마무리되었다.   



차체 하단 크롬 가니시를 한 바퀴 두르고, 수직형 프론트 그릴이 더해져 위엄 있는 아우라를 뿜어낸다


프리미엄 실속파 볼보 세단

준대형급인 S90은 볼보 플래그십을 담당한다. 이 차의 전신은 1990년 선보인 900 시리즈. 1996년 대대적인 라인업 개명과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세단은 S90, 왜건은 V90이란 이름을 얻었다. 900 시리즈는 볼보의 마지막 후륜 구동 모델(940)로 기록되었다. 풀 사이즈 덩치는 아니었지만 프리미엄성을 인정받아 각국 정상, 외교관, 기업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1998년에는 풀 모델 체인지를 거쳐 S80가 기함 역할을 이어받았다. 기존 후륜 구동 대신 FF 기반의 P2 플랫폼이었다. 대신 네바퀴 굴림을 준비했고, 측면 충격 보호 시스템, 탑승자의 목을 보호하는 WHIPS 등 첨단 안전 장비가 대거 들어갔다. 


 

테일램프 그래픽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세련미가 한층 높아졌다


이후 1999년 포드 산하에 들어가게 되면서 몬데오, S 맥스, 갤럭시와 공유하는 EUCD 플랫폼을 신형 S80에 이식해 2006년 제네바모터쇼에 데뷔시켰다. 직렬 6기통 가솔린, 야마하제 V8 4.4L 가솔린, 직렬 5기통 디젤 등의 라인업을 갖췄다. V8은 네바퀴 굴림이 기본이었다. 2010년형은 1.6L 디젤 엔진을 더하고, 단종되는 V8을 대신해 6기통 3.0L 터보 엔진에 네바퀴 굴림을 더한 T6 AWD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부드러운 질감의 소버린 가죽과 고광택 월넛 트림이 특징인 인스크립션 패키지가 등장한 것은 2011년. 시티 세이프티와 각종 운행 보조 장치를 기본으로 제공하는 등 한 치의 타협도 없는 볼보의 안전철학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 차는 2015년까지 장수했지만, 꾸준히 업그레이드된 라이벌들에 밀려 점차 경쟁력을 잃었다. 2016년 S80이 단종되면서 공석이 된 플래그십 자리는 새로운 S90이 메웠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정수를 담은 실내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2010년은 볼보 역사에 중요한 터닝 포인트다. 포드가 소유권을 지리(Geely) 그룹에게 넘기면서 많은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가 되었다. 다소 고리타분했던 브랜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변신에 성공한 것이다. 모기업의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어 완전히 새로운 SPA 모듈러 플랫폼을 완성했다. 2세대 볼보 XC90과 S90에 채용된 SPA 플랫폼에 대해 볼보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승객을 보호하고, 혁신적인 기술을 더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라고 설명한다. 이 뼈대를 개발하는 데 무려 12조2,3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 투입되었다. 구동계에는 다소 고민이 있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시기에 다양한 엔진을 새로 개발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가솔린과 디젤을 아우르는 4기통 엔진을 모듈식으로 개발해 다양하게 세팅했다. 덕분에 생산성 효율이 올라 연간 53만기의 유닛이 제작되고 있다. 지나친 원가절감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이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상쇄할만한 장점이 더 많기 때문이다. 높은 열과 압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디젤 특성상 엔진 블록의 내구성 검증은 필수다. 가솔린 엔진은 디젤만큼의 내구성을 요구하지 않지만, 디젤과 같은 엔진 블록을 공유한다는 건 그만큼 튼튼한 엔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터보 세팅으로 고출력을 얻고, 그 이상의 고성능은 모터를 더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대체했다.  


 

가늘게 찢어진 눈매와 수직으로 떨어지는 프론트 라인이 S90의 백미


현행 볼보 S90 최고의 매력 포인트는 누가 뭐래도 디자인이다. 2020년형 S90은 페이스리프트라서 변화가 다소 눈에 띄지 않는다. 바꾸어 말해 디자인 완성도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새로운 LED 테일램프 그래픽, 크롬 가니시, 범퍼의 형상이 바뀌었다. 기존에도 충분히 좋았지만 부분변경은 세련미를 더해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캐릭터 라인은 대부분 메이커들이 일렁이는 윤곽을 추구하는 반면 이 차는 쭉 뻗은 시원한 라인을 자랑한다. 차체 전장은 5,090mm(+125mm), 휠베이스도 3,060mm로 늘어나 사실상 E 세그먼트보다는 F 세그먼트에 가까운 느낌이다. 이는 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와 필적할만한 수치다. 당연하겠지만 E 세그먼트 라이벌인 E클래스와 5시리즈보다 덩치가 크다. 기존에는 스탠다드 버전이 준대형 느낌이었다면 이 차는 준대형과 풀사이즈를 아우르는 위치에 있다. S클래스가 다소 부담스럽거나 5시리즈가 작다고 느껴진다면 S90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눈에 띄는 변화는 아니지만, 디테일 요소를 수정해 익스테리어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였다


볼보의 ‘안전한 공간’에 대한 과한 집착은 고객의 호흡기 건강까지 신경 썼다. PM 2.5 센서 및 미립자 필터가 추가된 어드밴스드 공기 청정(Advanced Air Cleaner) 기능을 전 트림에 기본으로 달았다. 인스크립션 모델은 바워스&윌킨스 하이엔드 사운드 시스템에 업그레이드된 앰프를 더해 자동으로 실내 소음을 제거하는 노이즈 캔슬링, 신규 재즈컬럽 모드를 추가했다. 기존 노란색 케블라 콘을 컨티뉴엄 콘으로 교체했다. 덕분에 기계적 공진을 줄여 음향 성능을 개선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T8 모델 제외)과 USB-C 포트 단자 2개를 배치해 편의 성을 높였다. 



상석에는 윈도 커튼 조작뿐 아니라, 조수석 시트를 제어할 수 있는 버튼이 달렸다



가솔린과 디젤을 아우르는 모듈식 엔진은 내구성에서 흠잡을 데가 없다



휠베이스가 120mm 늘어난 덕분에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하는 2열


국산차와 수입차 중 최고의 가성비 지녀

국내 판매 모델은 디젤 엔진이 사라지고 48V 가솔린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B5)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T8)가 마련되어 있다.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B5는 가솔린 터보+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조합으로 가속 시 민첩한 성능을 만끽할 수 있으며, 연소 효율과 배출가스 저감 효과를 달성했다. 최상위에 위치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T8은 가솔린 수퍼차저+터보 엔진에 전기모터를 더해 시스템 최고출력 400마력을 자랑한다. 뒷바퀴를 모터로 돌리는 AWD 시스템과 에어 서스펜션의 도움으로 다양한 상황과 지형에서 안정적인 드라이빙을 선사한다.    

 

기존보다 디테일을 다듬었다

2열 공조계 디자인 역시 실용적이다

크리스탈을 공들여 가공한 오레포스제 기어노브는 전 트림에 기본으로 달린다

 

신형 S90은 B5 모멘텀, B5 인스크립션, T8 리서치 AWD 인스크립션 등 3가지 트림이 국내 출시된다. 기존 T8에만 달렸던 파노라믹 선루프와 오레포스제 크리스탈 기어노브가 전 모델에 기본으로 달린다. 인스크립션 트림은 앞좌석 통풍 및 마사지 시트, 뒷좌석 전동식 선블라인드가 포함된다. A/S 기간은 5년 또는 10만km로 소모품 교환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가격은 B5 모멘텀 6,030만원, B5 인스크립션 6,690만원, T8 AWD 인스크립션 8,540만원이다.



 


 

글 맹범수 기자 사진 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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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