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시민편의공간‘생활물류 지원센터’100여곳 구축

역사 내 공실상가 및 유휴공간 등을 활용한 시민편의 ‘생활물류 지원센터’ 조성
택배・짐 보관・유통거점 등 지역특성에 맞는 물류 서비스 제공받을 수 있어

서울교통공사가 오는 2022년까지 서울 지하철 내에 생활물류 지원센터를 최대 100여 곳 설치하여 운영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이동수단을 넘어 시민 편의 증진을 위한 생활물류 서비스를 지하철 내에서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서비스업이 활성화되면서 수도권 택배 물동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물류부지 포화와 인력부족 등 물류와 관련된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사는 도시철도 기반 생활물류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2022년까지 3년간 최대 100개소의 ‘생활물류 지원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도시철도 기반 생활물류 체계란 도시철도 인프라(지하철역, 차량기지, 여객열차 화물용으로 전용)를 활용해 도심 내 생활물류 활동을 지원하는 통합 물류체계를 일컫는 말이다.


▲ 생활물류 지원센터의 개념도

생활물류 지원센터는 유·무인 택배물품 보관・접수・픽업, 개인물품 보관(셀프-스토리지), 개인 교통수단 관리, 스마트폰 배터리 대여 등 통합형 생활물류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다. 역사 내 공실상가 및 유휴공간 등을 활용해 설치된다.

‘생활물류 지원센터’에서 제공할 서비스는 시민 대상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시민들의 서비스 이용경험 및 선호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선정하였다.


공사는 구축 계획을 3단계로 나눴다. 1단계(2020년)는 올해 지원센터 20개소를 설치해 물품보관 위주의 단일 물류서비스를 제공한다. 2단계(2021년)는 50개소까지 규모를 늘리고 택배 접수 및 배송・세탁 서비스 등 생활밀착형 물류서비스를 제공한다. 3단계(2022년)는 100개소로 규모를 늘려 신선물류・편의점 등 유통 서비스까지 그 범위를 넓힌다.

유동인구・직장인 수나 각종 시설이 많아 사업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역에 우선적으로 설치한다.

공사는 지역별 인구・상업・시설・물류 특성이 담긴 빅데이터를 활용, 사업 대상지를 분류해 역사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직장인이 많아 택배 서비스 수요가 많은 중심업무지구에 위치한 을지로입구역 등에는 택배 중심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문화・관광시설, 숙박시설이 많아 짐 보관 수요가 많은 관광지 인근 홍대입구역 등에는 유인보관소 및 물품대여 중심 지원센터를 설치하는 식이다.

분석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분석시스템 데이터를 근거로 진행했다.

공사는 생활물류 지원센터 서비스를 위한 기반을 지속적으로 다져왔다. 현재 서울 지하철 전 역사에 무인물품보관함(T-Locker) 5,557개를 설치해 운영 중이며, 올 4월에는 예약・결제・민원 상담이 가능한 전용 모바일 앱을 개발해 출시하기도 했다.

전용 앱은 100% 비대면·비접촉 방식으로 물품보관함을 이용할 수 있기에, 서울시가 제공하는 다양한 분야의 비대면 서비스 5가지에 선정되어 시민에게 좋은 호응을 받고 있다.

캐리어 등 작은 화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인보관소(T-Luggage)도 작년 11월 2호선 홍대입구역에 설치해 운영 중이다. 보관뿐만 아니라 인천국제공항까지 캐리어를 배송해주는 편의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역, 명동역, 잠실역 등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많은 역사에 T-Luggage를 이달 1일 추가 조성하였으며, 올 하반기에는 김포공항역, 강남역, 안국역 등에도 설치해 국내 여행객에게도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 홍대입구역에 설치된 유인보관소(T-Luggage) 사진

공사는 생활물류 지원센터 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양질의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하며, 역사 내 상가 공실 장기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홍대입구역 T-Luggage 서비스 이용객 설문조사 결과 캐리어 보관 후 발생하는 1인당 소비액은 약 13만 원으로, 이는 1개 유인보관소(일평균 이용객 120명 기준)가 월 약 5억 원의 지역 소비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년 간 총 54명(물품보관함 6명, 실버인력 26명, T-Luggage 12명)의 물류 관련 인력을 고용해 새 일자리를 만들어 냈으며, 향후 신규 사업 추진에 맞춰 추가 일자리도 마련할 예정이다.

도시철도 생활물류 체계 완성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공사는 지하철 물류수송 체계의 핵심인 차량기지 내 물류시설 설치를 위해 사업타당성 용역을 수행 중이다. 화물전용 열차를 운행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 및 서울시,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 유관기관과도 지속적으로 업무를 협의하며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2월 개발제한구역특별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차량기지 내 택배분류시설 개발이 허용되면서, 공사의 이러한 노력에 힘이 실리게 되었다.

작년 공사에서 수행한 ‘도시철도 공동물류플랫폼 실용화방안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전체 물류수송량의 5%가 도로→도시철도로 전환될 시 10년 간 약 2,751억 원의 편익과 6,085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물류 서비스에 대한 외부 시선도 긍정적이다. 공사는 작년 11월 ‘도시철도를 활용한 서울형 도심물류체계’라는 제목의 연구로 한국교통정책경제학회 2019 추계학술대회에서 최우수논문상을, 올해 5월에는 한국로지스틱학회대상 공공기관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생활물류 서비스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21세기 지하철은 단순 여객운송만이 아닌 지역 생활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라며, “공사는 사회변화에 맞춰 생활물류 사업을 추진할 것이며, 이를 통해 시민편의 증진과 복합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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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