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분양 주택 50만호 중 34만호 청년층 배정...'미혼 특공' 도입

정부, '청년·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주택 50만호 공급계획' 발표
초저리·장기 모기지 지원 ...올 연말부터 서울 도심 등서 1만1000호 사전청약

정부가 앞으로 5년간 공급하는 공공분양주택 50만호 중 34만호를 19∼39세 청년층에 배정한다.

미혼 청년을 대상으로 한 특별공급을 신설하고 분양가의 최대 80%(한도 5억원)를 낮은 고정금리(최저 연 1.9%)로 빌려준다.

정부는 26일 열린 ‘제7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를 통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의 ‘청년·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주택 50만호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에는 공공분양주택 공급확대, 금융지원 강화, 청약제도 개선 등 내집 마련과 주거 상향 지원을 위한 다양한 과제가 담겼다.

낮은 분양가 및 저리 장기모기지 등 청년·서민층 부담완화 방안, 선호도가 높은 역세권 우수입지 등 청년원가주택, 역세권 첫집의 특징을 구체화한 공공분양 주택을 총 50만호 공급한다. 

지난 정부에서 14만 7000가구의 공공분양을 공급했던 것과 비교하면 내집 마련 기회가 3배 이상 늘었다는 게 국토교통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50만호 중 청년층에 34만호, 4050 등에 16만호를 공급한다. 34만호는 기존 청년층 지원규모보다 3배 이상 많으며, 중장년층 대상 16만호도 지난 정부 총 공공분양 물량을 초과하는 규모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에 과거 대비 대폭 증가한 6만호를 공급할 예정이다. 또 수도권에 36만호, 비수도권은 14만호를 공급한다.

특히, 도시외곽보다는 국공유지, GTX인근 우수택지, 공공/민간 도심복합사업, 정비사업, 도시재생 등 역세권·도심 등 우수입지 물량을 활용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수도권 5만 2000호 등 총 7만 6000호를 인허가할 예정으로 이 가운데 5만 4000호는 저렴한 분양가와 장기 모기지가 적용되는 물량이다.

정부는 내집 마련을 희망하는 수요자가 각자의 소득·자산 여건·생애 주기 등에 맞게 나눔형, 선택형, 일반형 등 3가지 모델을 선택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25만호 공급 예정인 나눔형은 처음부터 분양을 받되, 무주택 서민 등의 부담 능력 등을 감안해 분양가를 시세 70% 이하로 책정하고 내집 마련 기회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모델이다.

할인된 분양가의 최대 80%를 장기 모기지로 지원해 초기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시세 5억원 주택 구입을 위해 필요한 목돈이 나눔형에서는 7000만원 수준까지 낮아진다.



10만호 공급예정인 선택형은 민간 ‘내집마련 리츠’를 공공에 적용한 것으로, 목돈이 부족하고 구입 의사가 불확실한 청년층 등이 저렴한 임대료로 우선 거주하고 분양 여부는 6년 후에 선택하는 모델이다.

분양 시 ‘입주 시 추정 분양가+분양 시 감정가’의 평균 가격으로 분양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입주 시 추정 분양가가 4억원이고 6년뒤 분양 시 감정가가 8억원이 된 경우, 최종 분양가는 6억원이 된다.

또 6년 시점에 분양 미선택 시 4년을 더 임대방식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고 거주 기간은 청약통장 납입기간으로 인정해 수요자의 주거 안정과 선택권도 강화하기로 했다. 

분양가 상한제(시세 80% 수준)를 적용하는 일반형 모델도 15만호를 공급한다. 앞으로는 추첨제(20%)를 적용해 청년층의 당첨 기회를 확대하고 4050세대 등 기존 주택구입 대기 수요를 고려해 일반공급 물량도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공공분양 주택 공급이 소득·자산이 부족한 청년층 등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와 획기적 전용 모기지 지원을 결합해 초기 부담을 최대한 낮출 계획이다.

나눔형은 최대 5억원 한도, 40년 만기로 저리 고정금리(1.9%~3.0%) 대출을 지원한다. 나눔형 전용 모기지 이용 시 시중은행 대출을 받아 기존 주택 구입할 때보다 초기 목돈 부담과 이자 부담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택형은 입주 시점에는 보증금의 80%까지 최저 1.7% 고정금리로 전용 전세대출을, 6년 뒤 분양 선택시점에는 최대 5억원 한도, 40년 만기의 고정 저리 모기지(나눔형 동일)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 경우 임차 기간 중 전세대출 이자부담이 감소되고 6년 뒤 분양 시에는 나눔형과 유사한 수준으로 이자 부담이 감소한다.

일반형에 대해서는 기존 기금 대출(디딤돌)을 지원하되 청년층 등에 대해서는 대출한도와 금리를 우대 적용하기로 했다. 대출한도를 신혼부부는 4억원, 생애최초는 2억원으로 확대하고 공공임대 거주 청년이 일반형으로 주거 상향 때 금리를 0.2%p 우대한다.

정부는 내년에는 모두 50만호 중 7만 6000호를 인허가하며 이중 서울 도심 3300호, 수도권 공공택지 7300호 등 1만 1000호 우수 입지를 선별해 올 연말부터 사전청약을 통해 조기 공급할 계획이다.

나눔형은 서울 도심 및 창릉, 왕숙 등 3기 신도시 GTX 역세권 등 수도권 공공택지 6곳에서 6000호를 공급한다.

선택형은 서울과 접근성이 좋은 지하철 역세권(구리갈매), 서울 인접 택지(고양 창릉) 등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1800호를 공급한다.

일반형은 수방사 등 서울 내 환승 역세권 위주 1400호,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수도권 공공택지 등에서 1300호를 공급한다.

정부는 그동안 기혼자 위주로 운영돼 미혼 청년의 청약 기회가 적었던 특별공급(신혼부부·생애최초)에 앞으로는 미혼 청년을 위한 특별공급을 신설하고 일반형에는 추첨제를 도입한다.

또 근로 기간이 긴 청년을 우선 배려하되 부모 자산이 일정수준 초과 시에는 청약 기회를 제한하는 방안 등도 올해 안에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상대적으로 자금마련이 용이한 무주택 4050 계층을 위해 일반형은 일반공급 비율을 30%로 확대하고 선택형에도 다자녀·노부모 등 특별공급을 30% 배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투기과열지구 85㎡ 이하 중소형 평수는 가점제 100%로 공급해 부양가족이 적고 무주택기간이 짧은 청년층의 당첨기회가 적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투기과열지구 내 1∼2인 청년 가구 수요가 높은 중소형 평형(60㎡ 이하, 60㎡초과 ~85㎡ 이하)에 추첨제를 신설한다.

또 3~4인 중장년층 수요가 많은 대형 평형(85㎡ 초과)에는 가점제를 확대해 중장년층의 내집 마련 기회를 높이는 등 청약 제도를 세대별 수요에 맞게 개편한다.

아울러 청년층 당첨기회 확대를 감안해 청년층 관련 생초·신혼부부 특별공급 비율을 소폭 줄여 일반공급 물량을 확대한다.

병역의무 이행 우대와 관련해서는 연말 사전청약 결과 분석 등을 통해 병역의무 이행 및 청약우대 요건에 따라 가점을 부여하거나 군복무기간을 거주기간, 근로기간 등 다른 요건과 통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는 새로운 주택모델을 적용한 공공분양주택 50만호를 공급하기 위한 제도개선 등을 조속히 완료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연내 연도별·생애주기별 공공임대 공급계획도 구체화해 학생, 사회초년생, 주거취약계층 등을 위한 주거 복지망도 강화할 방침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앞으로도 정부는 열린 자세로 청년 등 수요자 목소리를 직접 듣고 국민이 원하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소통해나갈 예정”이라며 “사는 곳이 곧 신분이 되는 현대판 주거 신분사회를 타파하고 집 걱정 때문에 포기했던 꿈과 희망을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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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기자 다른기사보기